오늘은 미국 학교에서 성적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획일화 된 입시 교육을 하는 나라가 아니므로 우리와는 성적표를 작성하는 방법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후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너희 학교에서 전교 일등이 누구니?" 라는 질문을 해서 자녀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한국식 입시 교육에 물든 어머니들에게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도 학군 좋은 동네를 찾으며 "미국에서 가장 좋은 고등학교가 있는 곳이 어딥니까?" 또는 "일류대학에 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고등학교가 어딥니까?" 라는 질문을 하는 부모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의 성적표는 석차, 등수를 중요시 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의 성장 상태 및 관심 분야에 대한 폭 넓은 교사의 의견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생 저학년의 성적표에는 등수를 매기는 것을 없애고 다양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하니 바람직한 일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성적표는 교사의 절대적인 평가가 기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평가 대상과 점수를 매기는 법도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의 발육 상태, 학습에 대한 적응도, 학교생활에의 참여, 사회활동 등에 대해 자세하게 적게 되는 것입니다.

보통 성적표는 초등학교의 경우 일년에 3회 가정으로 발송하며, 중 고교에서는 일년에 4회 정도 성적표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년에 2~3회 학교에 부모님이 와서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면담 시간은 정해진 기간 내에서 학부형이 희망하는 시간을 정해 하게 되며, 수업 시간 내에 올 수 없는 부모님들을 위해 오전 이른 시간이나 방과 후의 특별시간을 정해 놓기도 합니다. 선생님과의 면접 시간은 학교에서의 활동을 학부모에게 설명하는 좋은 시간이므로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이러한 시간을 통해 학교에서의 적응력이나 학습 정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데, 성적표는 면담 전에 학생에게 주기도 하고 학부모와의 면담 시 부모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합니다.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와 달리 각 과목 선생님에 의해 성적이 평가되며 학습태도, 생활태도 등 평가가 교사 의견으로 쓰여집니다. 주요과목은 A, B, C, D로 매겨지며 낙제점인 F와 ME라 하여 병원 진단서에 의한 면제인 Medical excuse가 있습니다. 미술 과목은 성적을 매기는 법이 좀 다를 수 있는데 O 는 Outstanding, VG 는 Very Good, G 는 Good, S는 Satisfactory, NI 는 Needs Improvement의 의미이며 U 는 Unsatisfactory 의 약자입니다.

고등학교의 성적 평가는 4학기를 종합한 것과 학교의 최종시험 또는 주 단위로 실시하는 시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보통 성적에 따라 A, B, C, D로 나누며 FA는 Failure로서 불합격, 낙제를 나타내며 P는 Pass했음을 나타냅니다. 이밖에 W는 Withdrawn, I는 Incomplete, NG 는 No Grade의 약자입니다.

이처럼 미국의 학교들은 탄탄한 국가의 뒷받침 아래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입시학원이 아닌 바른 인간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해주며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격과 창의력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육열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자녀를 따돌림 대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와 선생님보다 학원과 학원 강사들을 더 신뢰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때, 우리의 교육 및 학교 상황이 조만간 개선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